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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문가칼럼

예고 없는 잦은 소나기, 젖은 머리 방치 마세요

입력 2014.06.23 00:00
  • 강진수·강한피부과의원 전문의

요즘 날씨 참 종잡을 수 없다. 맑게 갠 하늘에서 갑자기 폭우 같은 소나기가 쏟아지고, 돌풍에 우박까지 떨어져 변덕스럽게 짝이 없다. 가뜩이나 습한 여름날씨에 조금만 움직여도 땀이 나는데, 졸지에 비까지 맞을 경우 두피는 물기 마를새 없이 하루 종일 눅눅하고 축축하다. 하지만 여름 장마철 젖은 머리 방치는 비듬균 등 세균증식을 돕고 심할 경우 초가을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한다.

모든 질환은 예방만이 살길이다. 여름철 자칫 소홀하기 쉬운 두피, 보송보송하게 유지하는 것이 모발건강 관리 포인트다.

◆ 축축한 두피, 모발의 휴지기 앞당겨

젖은 머리의 여성젖은 머리의 여성

여름 장마철엔 습도가 높아 두피가 눅눅해 지기 쉽고, 눅눅해진 두피에 기름기가 덮여 두피가 점차 약해지면서 염증이 생길 수 있다. 또한 땀 증발이 잘 안돼 피지와 땀과 먼지가 뒤엉킨 각종 노폐물이 모발의 생장을 방해한다.

축축하게 젖은 머리를 그대로 방치한다면, 두피와 모발의 통풍이 안돼 두피를 습하게 해 두피에 세균번식이 용이한 환경을 조성한다. 때문에 세균이 살기 좋은 습하고 눅눅한 두피 환경은 비듬균 번식뿐 아니라 각종세균과 기타 곰팡이균도 번식하도록 하며 쉰내와 같은 불쾌한 머리냄새를 풍긴다. 심할 경우 탈모까지 유발할 수 있다.

또한 장마철에 내리는 비는 산성비나 오염된 비가 많기 때문에 장맛비를 맞으면 모발과 두피 건강에 좋지 않다. 특히 비를 맞고 젖은 채로 방치할 경우 비듬이나 탈모 등을 유발할 수 있어 주의가 필요하다.

두피와 모발에는 하루 중 생성된 피지와 각질 땀, 그리고 왁스 헤어 스프레이 등의 헤어 스타일링 제품의 잔여물이 가득하다. 여기에 비를 맞으면 빗속에 녹아 내린 각종 유해물질이 두피와 모발에 직접 닿게 되고 모발이 자라는 모낭입구를 막아 피지배출을 어렵게 한다.

여름에는 땀과 지방의 분비물이 많아져 쉽게 두피가 지저분해지는데, 두피를 건조하고 청결하게 유지하지 못할 경우 혈액순환과 모근 성장에 영향을 주어 모발의 탈락이 빨라지게 된다. 여름철 두피관리 소홀은 결과적으로 가을철 탈모를 부르게 되는 것이다.

여름철 모발에도 자외선 차단이 중요

더운 여름 풀어헤친 머리 보단 단정하게 모아 묶는 것이 시원하다. 하지만 머리를 너무 꽉 죄어 묶거나 너무 여러 번 꼬아서 둘둘 말 경우 두피에 자극을 줄 수 있으며 모근이 약해져 점점 머리카락이 빠지는 견인성 탈모가 유발될 수 있다.

따라서 반드시 머리가 마른 상태에서 꽉 조이지 않게 머리를 올려 묶는 것이 바람직하다. 머리를 감고 말리지 않은 상태에서 머리를 묶는 것은 두피를 습하게 만들므로 피해야 한다. 또한 너무 세게 묶을 경우 헤어라인이 뒤로 밀려나는 견인성 탈모가 올 수 있으므로 모발에 무리한 힘을 가하지 않도록 한다.

또한 여름철은 강한 자외선과 더불어 땀과 피지 분비가 활발해 어느때 보다 피부 관리와 머리 손질에 신경을 써야 하는 계절이다. 스타일을 만들기에 앞서 일상생활의 모발 관리가 무엇보다 중요하다.

첫째, 머리카락도 자외선 차단이 필요하다. 강하게 내리쬐는 태양에 머리카락 건강도 위협받는다. 강한 자외선에 오래 노출되면 머리카락의 케라틴 단백질이 손상되고, 멜라닌 색소가 파괴되기도 한다. 모발이 푸석푸석해지면서 약해지고 탄력이 사라지며 색깔이 옅어지기도 한다. 사람들은 햇빛에 의한 피부손상은 가렵거나 아프고 그을린 증상으로 나타나므로 미리 조심을 하지만 머리카락은 별 느낌이 없어 손상을 받는 채로 방치하기 쉽다. 따라서 외출과 야외 놀이시 반드시 모자와 양산을 준비한다. 또 바닷물의 염분으로 인해 머리카락이 손상될 수 있으므로 물놀이 후에는 반드시 샴푸를 이용해 머리를 깨끗이 감는 것이 좋다.

둘째, 땀을 많이 흘렸다면 땀이 마르기 전에, 비에 젖었을 때는 즉시 머리를 감는 게 좋다. 그것이 어려울 때는 마른 수건으로 물기를 적당히 닦아낸 후 수시로 빗질을 하는 것만으로도 큰 도움이 된다.

셋째, 장마철에는 아침보다 잠들기 전에 머리를 감는 것이 좋다. 높은 습도로 과다하게 분비된 피지와 산성비로 인한 오염물질이 밤 사이 문제를 일으킬 수 있기 때문이다. 머리는 하루에 한 번 감아주는 것이 좋다. 자주 감지 않으면 두피 내 노폐물이 쌓이고 장마철의 높은 습도가 두피 모공의 피지 분비를 촉진시켜 피부염이나 모낭염을 유발, 탈모를 일으킬 수도 있다.

넷째, 관리가 쉬운 헤어스타일을 하고 스프레이, 무스 등은 살에 닿지 않게 모발 끝에만 바른다. 모발도 피부와 마찬가지로 강한 햇빛 등의 자외선을 피하고, 가공식품, 커피, 담배등과 기름진 음식이나 너무 맵고 짠 음식은 피한다. 스트레스와 과로도 탈모의 주요 원인이므로, 충분한 휴식을 취하도록 한다.

<글 = 강한피부과 강진수 원장 (피부과 전문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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