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닥

상담 목록

Question 제 증상이 정확히 뭔가요?

안녕하세요
1년반 전쯤 우울증이 심해져 병원가서 치료받은 적이 있습니다. 용기내서 간건데 뭐랄까.. 가식적인 웃음도 싫고 정말 저를 정신병자 취급하는 눈이여서 대충 얘기하고 약을 받았습니다. 몇번진료받다 "괜찮아요"거짓말하고 병원은 더 가지 않았습니다 오히려 밖에 나갈때마다 겪었던 떨림, 메슥거림, 어지럼증, 두통..이런게 싫었거든요 

그당시 증상은 불면증, 악몽, 밖에만 나가면 어지럽고 두통에 온몸이 떨리고 또, 기분이 늘 밑바닥을 헤매다 어느순간 나락으로 치닫으면 숨막히고 불안한 그 상황을 벗어나고싶은 마음과 제 자신이 용서가 안되서 머리를 쥐어뜯던가 제 목을 조르던가 칼을 찾아헤매기도 했던거같아요
약은 찾아보니 항우울제였구요..진료를 제대로 받지않아 그당시의 제 증상이 정확히 뭐였는지 모르겠어요 우울증 맞는건가요?

그때 너무 무서워 타지생활접고 고향으로 내려왔습니다. 가족으로 인해 많은 안정을 되찾았고 정말 괜찮아졌다 생각했는데, 병원갔었던 시점 이전과 다른 이후의 증상들때문에 스트레스가 쌓입니다. 
우연히 아는 사람으로부터 상처받는 말을 들었는데, 온몸이 덜덜떨리고 메슥겁고 어지럽고 무엇보다 머리가 꺠질듯이 너무 아파요 한발도 못딛을정도로. 그일이후 비슷한 모습의 사람, 장소만 봐도 머리가 너무 아픕니다.

또, 간혹 친구를 만나러 밖에 나가면 친구와 있을땐 너무 기분좋고 웃음이 떠나질 않는데 헤어지고나면 저도 어쩌지 못할정도로 기분이 바닥으로 치닫습니다. 거리에 있는 사람들속에서 나만 동떨어져있는 이질감과 괴리감에 소름끼칠정도구요. 그 상태에서 헤어나오지 못하면 가야할 집이 꼭 타지생활했을때의 어두컴컴하고 늘 악몽에 시달리던 자취방으로 겹쳐져서 집으로 곧장 가지도 못하고 어떻게 하지도 못한채, 소름돋는 그 거리를 몇시간째 헤매이다 결국 술기운으로 잠을 청합니다. 
친구와 있을땐 못느끼는데 혼자있으면 특히 사람이 많아질수록 이질감과 괴리감에 우울하고 불안합니다. 취직을 하게되면 더 심해질텐데.. 또 이런생각에 스트레스받으면 또 머리가 아프고..

더불어, 제가 가끔 악몽을 꿉니다. 어린나이에 아빠의 죽음 목격이후 십년도 넘게 지났지만, 스트레스를 받거나 죽음과 관련된 일을 겪으면 며칠동안 악몽속에 시달리는데, 죽은 저를 보고있는 제 자신이거나 가족,친구들이 죽는 걸 옆에서보며 호흡이 거칠어질때까지 울고 또 울다 잠에서 깹니다. 어쩔땐 내가 깨어있는건지 죽어서 깨어있는건지.. 뭐가 현실이고 꿈인지 헷갈리고 커져만가는 불안에 다시 잠들기가 힘들구요. 예전과 다르게 요즘은 깨질것같은 두통까지 같이 옵니다.

여태껏 한번도 장례식장에 가본적이 없습니다. 친구아버님이 돌아가셨다고 같이 가자그러면 경련일으키듯 온몸을 떨어요 그러면 어김없이 또 죽는 악몽에 시달리고. 나이가 들면 장례식장에 가는 횟수도 많아질텐데 정말 저는 죽어도 싫거든요.

이렇다보니 제가 죽음에 대해 민감한 반응을 보이기도 하고 대부분 회피하는 경향이 있어요. 꼭 잠들기전 엄마의 숨소리를 들어야만 불안없이 잠들수 있고, 친구를 사귈때도 항상 죽음뒤에 남겨질 저를 생각하니까 쉽게 마음을 열지못하고, 마음을 연 사람이 있으면 그 사람들은 제 악몽속에서 늘 죽어나가고, 친구들은 저보고 감정에 있어 무디다고 합니다.

그렇다고 죽고싶은 생각은 없어요 정말 아팠을땐 하루하루 숨쉬는게 귀찮았는데, 지금은 아니거든요.
그러니 매일매일 약을 먹어야하는 경우는 아닌것 같고.. 인터넷찾아보면 다른사람들은 매일 잠들는게 힘들다하는데 전 그렇지도 않고 단지 가끔씩 찾아오는 두통과 악몽을 꾸고난 후에 진정될 수 있는 약을 먹으면 괜찮을듯도 싶은데, 병원가서 이리말하면 그렇게 약을 줄까요?
매일 먹어야하는 약은 싫어요. 무기력함이 살려고하는 저를 더 짓누르거든요.



answer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 의심
신재호
신재호 전문의 마음애사랑의원 하이닥 스코어: 9
전문가동의 0 | 답변추천 0
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신재호입니다.

어린 나이에 아버지의 죽음을 목격했다는 사실이 마음에 걸리네요.

극심한 고통이나 공포를 동반한 사건을 경험하거나 목격한 후

 1) 사건에 대해  고통스럽게 회상하거나 꿈을 꿈
  또는 사건과 관련있는 어떤 상황에 노출되었을 때
  느끼는 심리적 신체적 고통

2) 사건과 관련된 생각, 느낌, 대화, 장소 사람을 피함
  이전보다 일상생활이나 사람에 대한 관심 축소, 미래에 대한 단축된 느낌

3) 깜짝깜짝 놀람, 분노 폭발, 집중의 어려움, 수면 장애와 같은 과각성 증상

각 항에 해당하는 증세가 있을 경우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를 의심하게 됩니다.

물론 아버지는 오래 전에 돌아가셨고
최근 우울증과 같은 증상이 아버지와 직접적인 상관이 없다고
할 수도 있겠지만 여전히 죽음과 관련된 것을 두려워하여
죽음을 연상시키는 것들을 피하고
사람들과 일정 거리감을 느끼거나 감정이 무감각해지고
쉽게 놀라거나 불안하거나 악몽 불면 증상을 겪는 것은
외상후 스트레스 장애의 증상과 관련이 많습니다.

비록 정신과 치료가 초기에는 약만 먹고 차도가 없는 것처럼
느껴졌을지라도 이 장애는 꾸준한 치료여부가 중요합니다.

다시 치료받으셔서 어서 빨리 고통에서 벗어나시기를 기원합니다.

감사합니다.

* 본 답변은 참고용으로 의학적 판단이나 진료행위로 해석될 수 없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