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녕하세요, 하이닥 정신건강의학과 상담의 최성환 입니다.
어머니 걱정이 참 많으시겠어요. 부모 마음이 자식이 꼭 크게 성공하기 보다는,
건강한 성인으로 잘 자라주길 바라는 것일텐데, 어머니 마음이 많이 아프시겠습니다.
답변 방식은, 일단 결론 부터 말씀드리고, 그 뒤에 나머지 세부적인 부분에 대해 자세히 말씀드리겠습니다.
[ 결론 ]
인간은 정상적인 흐름,주기, 즉 싸이클(cycle)을 타야만 정신적으로나 육체적으로 건강하게 살 수 있습니다.
그 싸이클은 24시간 하루를 기준으로 하기도 하고, 몇 주 간의 8 ~ 12주 가량을 의미하기도 합니다.
예를 들면 가임기 여성들의 생리 싸이클이 대략 한달쯤 된다는 것을 염두에 두시면 이해가 쉬울 것이며,
사람이 잠을 자거나 밥을 먹어야 하는 24시간짜리 싸이클을 생각하셔도 이해가 쉬울 것입니다.
이것이 깨지면, 사람의 몸과 마음의 균형과 흐름이 깨어집니다. 이것이 깨어지면 곧 이어
저항력과 면역력이 저하됩니다. 정신과 몸의 움직임이 둔해지며, 우리가 상상할 수 있는
여러가지 병들이 다 발생합니다.
물론 건강할 때에는 표시가 나지 않았지만, 무너지기 시작하면 가장 약했던 곳 부터 무너지기 시작하지요.
아드님의 우울증이나, 무기력, 인지기능 저하의 문제도, 바로 이 싸이클이 깨졌기 때문입니다.
집중력이나 인지기능이 떨어진 이유는 지능이 저하되거나 치매가 와서가 아니라,
우울증이란 병이 사람의 기억력을 떨어뜨리고 집중력을 둔화시키기 때문입니다.
<- 이런 현상은 인간의 신체가 스스로를 보호하려는 일종의 방어전략입니다.
너무 예민한 상태가 유지되면 뇌와 신체의 피로도가 극대화되어 회복하지 못할 손상을 입을 수도 있으므로,
좀 쉬고 있으라는 명령이지요.
고로, 가장 근본적인 치료는, 휴식과 기분전환이며, 생각의 전환입니다.
이 전환의 당사자는 아드님 본인만이 아니라, 온 가족의 생각의 전환이 있어야만 합니다.
당장 공부할 나이인데, 남들과 경쟁에서 이겨야 할 때인데, 지금 공부할 시기를 놓치면
앞날이 너무 걱정되는데...... 이렇다가 아들을 망치는 것 아닐까? 생각드시죠?
허나, 애쓴다고 구해낼 수도 없습니다.
[ 중요합니다 - 그러니 판단 잘 하세요 .. 무조건 제 말이 맞다는 것이 아니라,
이런 관점으로도 생각해 보시라는 뜻입니다 ]
-->아주 쉽게 말해서, 몇 년간 아드님을 바꾸어 놓으려고 온갖 방법을 쓰는 것이,
그냥 놔두는 것보다 더 나쁜 결과를 불러올 수 도 있다는 것입니다.
[ 세부 지침 ]
1. 지금은 우울증 ( 순수하게 우울증 ) 치료에 집중해애 할 때입니다.
현재, 우울증 치료가 길을 좀 벗어나 있습니다.
어머니께 질문하겠습니다 : 우울증이 낫기를 원하십니까? 아니면 학습능력이 증진되는 것을 원하십니까?
하나만 택하세요. ... 사실, 하나만 택할 수 밖에 없습니다. 그 하나는 우울증 치료입니다.
2. 여러가지 약물을 섞지 마십시요. 도움도 안되고, " 제가 앞서 말씀드렸던, 싸이클만 크게 깨어져 버립니다 "
이 싸이클은 인위적으로만 형성되는 것이 아니고, 약간의 도움으로 자연스럽게 돌아오도록
유도해야 하는 것입니다. 집중력, 학습능력, 기억력 강화를 위해 콘*타나 페*드를 사용하시겠다고요?
물론, 요즘 나오는 항우울제들이 기력을 올려주고 집중력을 올려주는 것 맞습니다.. 맞는 말입니다.
그러나, 요즘 나오는 항우울제들의 기전은,, 다른 것이 아니라,
" 인간의 정상적인 자연적인 생활 싸이클을 되찾아주자 " 는데 있습니다. <- 중요하니 꼭 기억하세요.
여기에 페*드를 덧붙이면 어떻게 됩니까?
물론, 학습증진클리닉을 함께 운영하는 정신의학과에서는 당연한 일이라고 봅니다.
잘못하고 있는 것은 아닙니다만, 촛점(Focus)가 무엇인지 먼저 생각해 보십시요.
때로는 두마리의 토끼를 쫒을 수 없습니다. .. 저 같으면 기본적인, 근원이었던 우울증 부터 잡겠습니다.
[ 추가적인 조언 ]
1. 프*작 말고, 다른 여러가지 효과 있는 항우울제들이 많이 있습니다.
이들 또한 싸이클도 정상화시키지만, 활력증진과 인지기능 개선효과도 있습니다.
프*작과 약간 기전이 다르므로, 사실, 브*텔릭스 v*rtioxetine (Rx)Br*ntellix 라는 신약을 사용하시기 전에,
이미 사용되고 있는 다른 항우울제부터 복용해 보셨서야 합니다.
인지기능이 문제가 아니라, 우울감과 무기력이 문제 아닌가요?
주치의 선생님과 다시 의논하십시요. 시간이 걸리더라도 우울증 치료에 집중하세요.
1 년만에 해결하려다가 평생가는 수 도 있으니까요.
감사합니다.